얼마 전 주방에서 요리를 하다가 손에 양념이 잔뜩 묻은 상태로 타이머를 맞추려고 헤이 구글을 외쳤는데, 평소와 달리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분명 전원은 켜져 있는데 묵묵부답인 이 녀석 때문에 답답함을 느낀 분들이 저 말고도 꽤 많으실 겁니다. 스마트 스피커가 스마트하지 않게 변해버린 순간만큼 난감한 상황도 없죠.
저도 IT 기기를 꽤나 오랫동안 다뤄왔지만, 가끔은 이런 기본적인 오류 앞에서 머리를 싸매곤 합니다. 오늘은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 홈 미니가 음성 명령에 응답하지 않을 때, 서비스 센터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즉시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목차
- 마이크 물리 스위치 확인하기
- 전원 재부팅 및 연결 상태 점검
- 보이스 매치(Voice Match) 재설정
- 구글 계정 활동 제어 확인
- 공장 초기화 진행하기
- 마이크 물리 스위치 확인하기
가장 허무하면서도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원인입니다. 구글 홈 미니 본체를 살펴보면 측면이나 바닥 부분에 마이크를 켜고 끄는 물리적인 스위치가 있습니다. 제가 겪었던 먹통 현상의 절반은 청소를 하거나 위치를 옮기다가 저도 모르게 이 스위치를 건드려서 마이크가 꺼진 상태로 바뀐 경우였습니다.
기기 자체를 확인해 보세요. 만약 기기 상단에 주황색 LED 불빛이 4개 들어와 있다면, 이는 마이크가 음소거 상태라는 뜻입니다. 이때는 스위치를 반대쪽으로 딸깍 소리가 나게 밀어주면 됩니다. 마이크가 켜졌습니다라는 안내 음성이 나오면 정상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너무 간단해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니 가장 먼저 체크해 보시길 바랍니다.
전원 재부팅 및 연결 상태 점검
IT 기기의 만병통치약은 역시 재부팅입니다. 일시적인 소프트웨어 충돌이나 와이파이 신호 간섭으로 인해 기기가 먹통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는 앱으로 제어하려고 하기보다, 물리적으로 전원 케이블을 뽑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기기에서 전원 코드를 분리한 후, 약 1분 정도 기다려 주세요. 내부에 남아있는 잔류 전류가 완전히 빠져나갈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그 후 다시 연결하면 구글 홈 미니가 부팅음을 내며 켜질 겁니다.
더불어 와이파이 환경도 중요합니다. 최근에 공유기를 바꿨거나 비밀번호를 변경했다면, 구글 홈 앱에서 기기 설정을 다시 해줘야 합니다. 특히 5GHz 대역보다는 2.4GHz 대역이 벽을 통과하는 회절성이 좋아 구석진 방에 있는 스피커에는 더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보이스 매치(Voice Match) 재설정
기계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소프트웨어가 내 목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보이스 매치 기능을 통해 주인의 목소리를 구별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 목소리 톤이 변하거나 초기 설정이 꼬이면서 인식을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때는 스마트폰에서 Google Home 앱을 실행해야 합니다. 우측 상단의 프로필 사진을 누르고 어시스턴트 설정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Hey Google 및 Voice Match 항목을 찾아보세요.
기존에 등록된 음성 모델을 삭제하고, 다시 학습시키기를 눌러 내 목소리를 새롭게 등록해 주세요. 조용한 방에서 평소 말하는 톤으로 헤이 구글, 오케이 구글을 몇 번 반복해서 입력하면 인식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합니다. 저도 감기에 걸려서 목소리가 좀 변했을 때 인식이 안 되어서 이 방법으로 해결했던 기억이 납니다.
구글 계정 활동 제어 확인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고급 설정 중 하나입니다. 구글 계정의 프라이버시 설정 중에서 웹 및 앱 활동이 중지되어 있거나, 음성 및 오디오 활동 저장 권한이 막혀있으면 구글 홈 미니가 명령을 처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우리의 음성 명령을 서버로 보내서 분석하고 답을 주는데, 이 데이터 처리 권한이 없으면 기기가 멍하니 있게 되는 것이죠. 구글 계정 관리 페이지에 접속해서 데이터 및 개인 정보 보호 탭을 확인해 보세요. 여기에 활동 제어 기능이 모두 켜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장 초기화 진행하기
위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여전히 대답이 없다면, 최후의 수단인 공장 초기화를 진행해야 합니다. 기기를 처음 샀던 상태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구글 홈 미니(1세대)의 경우 기기 바닥면을 보면 전원 선 꽂는 곳 근처에 아주 작은 동그라미 버튼이 있습니다. 이 초기화 버튼을 약 15초 정도 길게 누르고 있으면 됩니다. 누르고 있는 동안 기기에서 초기화가 진행된다는 음성 안내가 나올 텐데, 끝까지 버튼을 놓지 말고 기다리세요.
만약 네스트 미니(2세대)를 사용 중이라면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마이크 스위치를 꺼서 주황색 불이 들어오게 한 뒤, 기기 윗면의 정중앙을 길게 터치하고 있으면 초기화가 진행됩니다. 초기화 후에는 구글 홈 앱에서 새 기기로 등록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번거롭지만 가장 확실한 소프트웨어 복구 방법입니다.
마무리하며
구글 홈 미니는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고마운 기기지만, 가끔 이렇게 먹통이 되면 답답함을 줍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기기 고장이라기보다는 설정 오류나 일시적인 네트워크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경험상 1번과 2번 단계에서 80% 이상은 해결되었습니다. 기기를 버리거나 AS 센터를 찾기 전에, 오늘 알려드린 방법들을 차근차근 시도해 보시면 분명 다시 경쾌한 대답을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혹시 초기화 후 재설정이 필요하거나 구체적인 매뉴얼이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의 구글 공식 네스트 고객센터 도움말을 참고하시면 정확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참조 링크: https://support.google.com/googlenest/answer/7073477?hl=ko
